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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에 솔직 토크?.. 블라인드 '가짜 직장인' 판쳤다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만 가입이 가능한 앱 '블라인드'에 허위 계정이 다수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 계정으로 살인 예고글을 올려 최근 구속된 피의자도 이같은 가계정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100개 이상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ㄱ(35) 씨를 최근 검거했다. 

경찰은 ㄱ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전산망 불법 침입,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ㄱ씨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삼성·SK·LG 등 대기업과 경찰청·교육부 등 공공기관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팔았다. 

계정당 하나당 약 5만원씩을 받아 5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ㄱ씨의 범행 수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가계정 유통이 확인되면서 블라인드 신뢰도에도 금이 가게 됐다.

블라인드는 익명이지만 회사 이메일로만 인증이 가능해 이용자들이 올리는 코멘트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2022년 기준 이용자가 7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대 회사원 ㄴ씨가 ㄱ씨로부터 구매한 경찰청 계정으로 ‘강남역 살인예고’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ㄴ씨 검거 자체보다 경찰이 미국에 서버가 있는 블라인드의 계정 주인을 찾아낸 것에 관심이 더 쏠렸다.

경찰은 블라인드 미국 본사에 비슷한 수법으로 생성된 계정이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경찰은 블라인드가 자료 제공을 계속 거부할 경우 서버가 있는 미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블라인드 측에 여타 가계정 구매자들도 앱에 에 접속했는지 여부에 대한 사실확인 자료도 요청했다. 


가짜 계정을 구매한 뒤 실제로 접속한 사실까지 확인돼야 정보통신망법상 전산망 침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블라인드는 2013년 12월 네이버 출신 문창욱씨가 설립한 팀블라인드(Teamblind, Inc.)가 운영하는 앱이다. 

본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있고 서버도 현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폭로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포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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