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황교안 국무총리와 벌인 '오방끈' 설전과 관련해 한 중앙일보 국회출입 기자와 중앙일보측과 심각한 갈등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직을 맡고 있는 이재정 의원은 중앙일보 해당 기자가 자신의 '오방끈' 질의를 비판하면서 '원내 대변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수권능력까지 폄훼하는 '악의적' 내용의 칼럼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 칼럼과 관련해 중앙일보측에 시정을 요구한 상태인데, 최근 중앙일보가 해당 기자를 민주당 출입기자 팀장(야당 반장)에 보임한 사실을 들며 "빅엿"을 먹였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 의원은 1일 밤 늦게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재정 의원은 "그간 원내대변인 하면서 어떤 언론이든 비중은 물론, 경향도 따지지 않고 호의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 또한 정치에 나서면서 부터 욕먹을 각오와 맷집은 누구못지 않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시작하는 글과 함께 중앙일보 해당 칼럼을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의원은 "사진은 황교안 총리에 대한 첫번째 대정부질문 직후(사실 게재 시기도 의문이다 . 사건후 일주일 후 느닷없이 개시된것인데, 당시 야당에 대한 기조 변화와도 궤를 같이 했다) 중앙일보 기사내용이다"며 "취재후기 방식의 논평 같은 글인데, 나에 대한 비난 가운데 모든것을 용인하더라도 간과해선안되는 선을 넘은 지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재정의 대정부질문은 헌법기관 '국회의원 개인'으로 한일이다. 그런데 글은 "야당 원내대변인"을 언급하며 우리당 다른 출입기자들의 일반적 반응인양 인용도 해가며~ 소위 동업자관계의 공보라인에 "정치", "길들이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은 "사실, 기자의 졸렬한 표현방식도 하등의 불만없다. 그러나 야당 집권후 이런 사람(나를 지칭) 국정 핵심을 떠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오싹하다는 내용을 보다보면, 흡사 지도부에 대한 압박까지 느껴진다. 그야말로 야당대변인 길들이기다. 이점을 간과할수 없어 절충적으로, 조용히 문제제기를 해왔다"고 했다.
이 의원은 "두번의 내용증명 발송을 했고, 언중위 제소준비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어이없는 것이 이 기자가 내일 부로 중앙일보 우리당출입 반장으로 온다는 것이다. 야당대변인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며 중앙일보사의 책임까지 묻겠다고 한마당에, 제대로된 답변 한 번없이, 이런인사는 시쳇말로 "빅엿"드시라는 것밖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국무위원에게 간신, 부역자라는 말을 쏟아 낼때부터 질문의 수준은 이미 예고된셈.."이라는 기자의 언급을 보고있자면 "...황총리를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지만 대놓고 옹호하며 방어하느라 야당의 목소리 아니, 국민의 인식 수준과는 동떨어진 자라는 건 누구든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런 기자의 수준이나 성향을 굳이 평가하거나 다툴이유는 없다. 출입기자가 출입처와 정치적 입장이 같을 이유도 없고, 꽃놀이 글로 아첨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언론 본연의 역할은 단연 Watch Dog 이 아닌가~ )"며 "그러나 이런일로 야당 대변인과 갈등을 유발하며 수습조차 않는 자를(물론 언론사도 마찬가지 책임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출입처에 정치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며 마크를 책임지는 여당반장의 직으로 보임했다는 것은 명백히 "선전포고" 이다"고 중앙일보측에 각을 세웠다.
이재정 의원은 글 마지막에 "오시라. 환영한다"는 특유의 사이다성 표현과 함께 "일개 초선의원이 아니라 300의1인 국회이고 헌법기관이다. 통상의 소통방식, 관행과 기존 문법으로 기죽이기를 시도 한다면 오판이다. "대변인"이라는 당직을 맡고 있기때문에 귀머거리 벙어리여야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대변인"의 "대변기능"에 대한 악의적 공격이기에 단호히 대처하려한다"고 결기를 나타냈다.
중앙일보의 해당 칼럼은 지난해 11월11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긴급현안질문' 과정에 이재정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와 벌인 설전을 소재로 쓴 글이다.
당시 이재정 의원은 황교안 총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샤머니즘 신앙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오방색 끈을 황 총리에게 던져주다시피 건네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정 의원은 질의 도중 알록달록한 끈 하나를 꺼내 들어올리며 "이 끈은 오방색 끈이다. 저는 뱀을 드는 것보다 (이 끈을 드는 게) 더 소름이 돋는다"라며 "우리나라 관료가 제작해 배포한 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어린이날 어린이들에게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우주의 기운을 말씀하셨다"라며 "자, 최순실이 믿고 있다는 그 종교가 우리나라 관료 사회까지 지배하고 있는데, 끔찍하지 않나"라고 황 총리를 추궁했다.
이재정 의원은 또 황교안 총리의 답변 태도와 관련해 "총리는 검사가 아니다. 거만하게 답변하지 마라. 이제껏 답변을 보면 증거 가져오라고 하고, 증거가 있어야만 총리로서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럴 거면 차라리 검사하지 그랬냐. 국무총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며 정면으로 각을 세웠다.
이재정 의원의 이날 질의가 국회방송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SNS와 관련기사 댓글란에는 "역대급 사이다 발언"이라는 취지의 격려성 글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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