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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니,리요 모리 갑질, '불가역적 합의'가 예고한 치욕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인들의 히스테리적인 반응이 국제 미인대회에서까지 표출되고 있다.   서울 부산 등지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가 하면 이에 항의해 일본으로 소환된 주한 일본대사는 한달 가까이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30일 필리핀에서 열린 제60회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한 김제니에게 일본 출신 여자 심사위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위안부에 관련된 돌발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제니에게 위안부 관련 질문을 던진 심사위원은 2007년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인 리요 모리였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이 출전 선수들에게 질문하는 순서에서 한국 대표인 김제니 차례가 돌아오자 리요 모리는 김제니에게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이어, 위안부 문제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미스 유니버스 같은 국제 미인대회에서 특정 국가 내정이나 외교 관련 이슈를 질문으로 던지는 것은 금기시 되고 있다. 더구나 일본이 위안부 문제의 책임 당사국인 마당에 일본인인 리요 모리가 김제니에게 위안부 관련 질문을 던진 것은 심사위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일종의 애국주의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안부 문제는 국적을 떠나 보편적인 여성인권과 관련된 문제인데 여권신장을 명분으로 개최되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가해국 심사위원인 리요 모리가 피해국 출전선수인 김제니에게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과 SNS에는 "리요 모리가 일본 정계에 진출하려고 자국 보수층 정서에 맞는 기획된 질문을 한 것", "리요 모리가 일본 사회에서 출세하기 위해 보수층에게 아부한 것"이라는 등의 비난성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리요 모리가 자민당 등 보수 정치권에 각인되기 위해 일본으로서도 현안인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가 대표성을 가진 김제니에게서 외교적으로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 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리요 모리가 김제니에게 이런 돌발 질문에 할 당시 분위기가 상당히 위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요 모리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의 손에 대회 성적이 달린 김제니로서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김제니는 리요 모리의 질문에 "위안부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답했고, 결국 그런 답변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대회 참가자들은 전했다.


리요 모리가 김제니에게 위안부 문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아베 정부와 이른바 '위안부 합의'를 한 것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수상은 이를 "불가역적 합의"라며 결코 번복될 수 없는 위안부 관련 최종 타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리요 모리측은 직접적으로 위안부를 거론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순발력을 테스트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리요 모리 매니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인종으로부터 어떤 질문을 받을지 모르는 거니까.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스마트 하게 대답할 수 있는가가 심사 포인트다"고 리요 모리의 질문 배경을 해명했다.


김제니는 86명에서 13명을 뽑는 미스 유니버스 준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제니는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한국 대표로 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