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가결...여권 이사 5명 찬성-야권 이사 4명 불참·기권
MBC 김장겸 사장 해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은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김 사장 해임안을 가결했다.
71일째 진행돼온 MBC 기자 등의 파업은 금명간 종료될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노조는 14일 오전 정리 집회를 열어 파업 철회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조합원 800여명은 13일 오전부터 방문진이 있는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 모여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 가결을 촉구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조합원들은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자 환호성을 올리면 환영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제8차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난 1일 여권(구 야권) 추천 이사 5인이 사무처에 제출한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가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총 9명의 이사 가운데 6명이 참석했다.
김경환·유기철·이완기·이진순·최강욱 등 여권 이사 5인은 전원 참석해 김 사장 해임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야권(구 여권) 추천 이사 4 명 중 고영주(전 이사장)·이인철·권혁철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고, 김광동 이사만 출석해 김 사장 해임의 부당함을 주장하다가 표결 직전 기권했다.
김광동 이사는 "김장겸 사장 해임안은 주관적 판단에 의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이사들은 "MBC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회사 요직을 거친 김 사장의 책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방문진측은 이사회 규정에 MBC 사장 해임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정족수 규정이 이사회 규정에 별도로 없어 이사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장겸 사장 해임 사유는 △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 등 보도 분야 요직을 거치는 동안 방송 공정성·공익성을 훼손하고 △ 부당전보·징계 등 부당노동행위를 실행하며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상태인 점 △ 파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조직 관리와 운영 능력 상실 한 점 등이다.
김장겸 사장의 최종 해임 결정은 MBC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하게 된다.
주총은 이날 중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MBC 사장 해임에는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방문진이 의결권 70%를 소유하어 방문진 이사회 의결대로 해임안은 주총을 통과할 전망이다.
김장겸 MBC 사장 입장문
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합니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거수기로 전락한 방송문화진흥회는 취임 8개월 된 MBC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소명서에서 밝혔듯이 급조하다시피 작성된 해임 사유들은 정권 입장에서의 평가, 그리고 사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억지 내용과 주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취임한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려고 온갖 권력기관과 수단을 동원하는 게 정말 나라다운 나라입니까?
언론노조의 협박으로 가족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공영방송의 이사가 퇴진하는 게 진정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 정말 집요하고 악착스럽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정권의 정치 철학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행한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에 대해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는 권력의 뻔뻔한 민낯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국정자문기획위원회와 민주당 지도부를 동원해 공영방송 이사진과 공영방송 경영진을 끌어내리기 위해 갖은 압박을 가했습니다. 언론노조에 공영방송 사장 퇴진에 나서라고 부추겼습니다. 전국을 돌며 진보 시민단체들도 가세했습니다.
정부 권력기관도 방송장악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 특별근로감독으로 압박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효성 위원장이 임명되자마자 방문진 이사장과 MBC 사장을 교체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고, 법적 독립기구인 방문진에 검사 감독권까지 발동했습니다.
모두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추진 방향과 과정을 충실히 적시한 ‘민주당 방송 장악 문건’ 그대로입니다.
결국 방문진 이사 2명은 정권을 등에 업고 ‘홍위병’으로 나선 언론노조의 무법천지 협박과 인격 모독, 그리고 권력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퇴했습니다.
직장과 교회는 물론 집까지 몰려가 집단 겁박을 하고 사방에 비방 벽보를 붙이면서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위법적인 고통을 가하는데 그 누가 견딜 수 있었겠습니까?
방통위는 사퇴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 진영에서 활동한 인사 2명을 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보궐이사 2명은 임명된 당일 방문진 이사장의 이사 해임 건의안 제출에 서명했습니다. 다음날에는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제출에 서명했습니다.
MBC 사안을 파악하기도 전에 보궐이사에 임명되자마자 공영방송 이사장과 공영방송 사장 끌어내리기에 서명한 것입니다.
처음 한 일이 정권의 ‘거수기’ 역할입니다. 정권의 특명을 받은 하수인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언론노조는 해임안의 부당성을 최소한이나마 소명하기 위해 방문진에 출석하던 MBC 사장을 가로막고 욕설과 폭력적 행위로 겁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언론인인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의 독립과 중립은 정권과 궤를 같이 하는 세력들의 전유물일 뿐이었습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홍위병을 자처한 무소불위의 언론노조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악순환을 반복하기보다는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권력은 유한하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민주당 방송 장악 문건’에 따라 자행된 공영방송 장악에 여러 기관과 여러 인사가 연루됐을 텐데 훗날 그분들에게도 뒤탈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제 노영방송으로 되돌아갈 MBC가 국민의 공영방송이 아닌 현 정권의 부역자 방송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과거의 방송에서 보듯이 ‘김대업 병풍 보도’, ‘BBK 융단 폭격 보도’, ‘광우병 보도’를 서슴지 않는 MBC 역사의 퇴행을 우려하게 됩니다.
끝으로 주주총회라는 요식행위가 남아있지만 공영방송 MBC의 사장으로서 언론의 자유 수호, 방송의 독립과 중립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강제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7. 11. 13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김 장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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