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주정부가 관내 폐쇄된 핵발전소의 냉각수를 허드슨강에 방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최근 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명한 것과 비슷한 시점이다.
미 연방정부와 뉴욕주는 모두 민주당이 의회와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지만,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시 호켈( Kathy Hochul) 뉴욕주지사는 8월18일 '허드슨강 보전법'(Save the Hudson Bill)에 서명했다.
이 법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북부 뷰캐넌에 있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 해체의 일환으로 허드슨 강으로 삼중수소가 포함된 냉각수를 배출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허드슨강 보전법은 6월20일 뉴욕주 하원에서 찬성 101, 반대 44로 통과됐고, 앞서 뉴욕주 상원도 만장일치로 이 법안에 찬성했다.
인디언포인트 원전 폐로 사업권을 가진 홀텍 인터내셔널은 허드슨강보전법 의회 통과 직후 성명을 내어 "실망스럽다. 강으로 방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며 호켈 주지사가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약 두달간의 숙려기간 끝에 호켈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자 홀텍은 이번에는 이 법이 미국헌법과 연방 법률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연방대법원 제소 등을 시사했다.
뉴욕시 상류 허드슨강 강변에 있는 인디언포인트 원전은 총 3기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 60년간 뉴욕주 전력의 25%를 담당했다.
2000년 이후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빈발한 데다 2001년 9·11 테러,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폐쇄 여론이 높아지자 뉴욕주 정부는 2017년 최종 폐쇄를 결정했다.
홀텍이 이 원전 해체 공사를 수주하면서 2021년부터 폐쇄 작업이 시작됐다.
홀텍은 폐연료봉을 식히는 냉각수로 130만 갤런(492만 리터)의 강물을 사용했고, 이를 그대로 허드슨강에 방류하려고 했다.
방류는 23억달러를 투입해 총 12년간 진행될 계획이었다.
냉각수 방류 계획이 알려지자 허드슨강 강변 교외 지역 주민과 기초자치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대론자들은 냉각수가 방출되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허드슨강에서 더이상 수영을 하거나 카약을 타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며 리버키퍼(Riverkeeper),식품과식수감시(Food & Water Watch) 등 환경단체들과 연계해 항의집회 시위를 지속했다.
이런 과정에 냉각수에 삼중수소 뿐아니라 스트론튬-90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나 레벤버그 뉴욕주 의회 의원은 '시티 앤 스테이트 뉴욕' 기고문에서 "인디언포인트 폐수에는 삼중수소 뿐아니라 알려지지않은 양의 스트론튬-90이 함께 방출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스트론튬-99는 어린이 골암, 백혈병과 관련된 발암물질이라고 지적했다.
홀텍과 방류 지지자들은 원전 가동 당시에도 냉각수가 허드슨강에 방류됐으며, 삼중수소 농도가 미 연방정부 기준보다 훨씬 낮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여당인 민주당은 방류 금지법을 주도적으로 제정했다.
호켈 주지사는 허드슨강보전법 비준 직후 낸 성명에서 “허드슨강은 뉴욕의 랜드마크 천연 보물 중 하나다.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이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호켈 주지사는 냉각수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주정부가 홀텍, 규제 기관, 지역 공무원과 협력해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본은 8월25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최소한 30년간 지속할 전망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이미 약 134만톤의 오염수가 1천여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 있으며, 현재도 지하수와 빗물 등이 용융 상태의 핵연료 및 핵오염물질(데브리)에 인해 핵폐수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국무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일본의 안전하고 투명하며 과학에 기반한 절차에 만족한다”고 밝힌 바 있다./포쓰저널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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