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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패소, 박정희 '다카기 마사오' 각인효과만


일제 치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의 만주군관학교 지원 시 쓴  충성 맹세 혈서가 조작된 것이라는 강용석 변호사 등의 주장이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5일 강용석 변호사,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 강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대법원은 강용석 변호사 등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 연구소 측에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6부는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 등의 항소를 기각하며 강 변호사는 500만원, 정미홍 전 아나운서와 일베 회원 강씨는 각각 300만원을 민족문제연구소 측에 배상하라고 판시한 바 있다. 


재판의 쟁점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혈서를 조작했다’는 강용석 변호사 등의 주장이 연구소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서술한 ‘박정희 혈서’ 내용은 만주신문과 1980~90년대 국내 문헌 등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라면서 “강용석 변호사 등이 이를 날조라고 주장한 것은 건전한 비판이나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하고, 연구소의 연구단체로서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11월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기 직전 ‘박정희 혈서’를 발굴해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관련 사실을 서술한 바 있다.


강용석 변호사 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지원 혈서 관련 사실이 조작·날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해당 혈서를 발굴한 민족문제연구소는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지난 2014년 강용석 변호사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확보한 만주신문 1939년 3월 31일자 기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국주의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혈서를 썼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일제 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군관으로 지원하며 일제에 충성하는 혈서를 작성했다.


해당 민주신문 기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의 만주국의 군관으로 지원했지만 나이 초과로 탈락하자 재차 만주군관에 지원하면서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첨부해 제출했다"는 내용이다.


친일 신문이었던 만주신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을 일종의 미담 기사로 소개한 것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충성맹세  혈서에 대해 보도한 1939년 3월 31일 자 만주신문은 현재 일본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민주신문에 소개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내용은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 확실히 하겠습니다. 목숨을 다해 충성을 다할 각오입니다.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을 위해, 나아가 조국을 위해 어떠한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겠습니다.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 등이다.


만주군관학교 입학 후 박정희 전대통령은 '다카기 마사오'(일본어: 高木正雄 )로 창씨개명하고 일본 육군사관학교 편입학을 거쳐 1945년 해방 때 까지 만주군 초급장교로 복무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만주신문에 근거한 자료를 문제 삼은 강용석 변호사 등의 주장이 건전한 비판을 벗어났다는 취지로 민족문제연구소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강용석 변호사 등은 불복해 사건을 대법원에 까지 이어갔다가 결국 최종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