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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fourthjournal 2018. 1. 27. 21:41


영화 '지니어스', 콜린퍼스x주드 로x니콜 키드먼 천재작가와 천재를 만드는 편집자


EBS 세계의명화 '지니어스' 27일(토) 밤 10시 55분


지니어스(Genius)=감독: 마이클 그랜디지/출연: 콜린 퍼스, 주드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가이 피어스/제작: 2016년 미국/러닝타임: 15세


영화 <지니어스>는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과 그런 작가의 글을 잘 다듬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편집자의 열망이 맞붙어 만드는 시너지와 갈등을 그린다. 


“편집자는 익명으로 남아야해. 그보다 더 큰 이유는 항상 두렵거든. 내가 자네 글을 변형시킨 것 같아서. 초고는 지금과 달랐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다. 우리가 정말 글을 좋게 바꾸고 있나? 그저 변형시키고 있나?” 맥스의 이 말 속에는 직업인으로서 편집자가 해야할 고민과 그 역할, 소명에 대한 질문이 응축돼 있다 하겠다.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수많은 책들, 그 이름 뒤에 숨어 있는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지점도 있다. 


과연 좋은 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작가의 천재성을 이루는 데 편집자의 역량은 얼마나 된다 할 수 있을까. 꼭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에만 국한시켜볼 것은 아니다. <지니어스>는 세상 앞에 드러나는 이들과 그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숨은 조력자들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지점이 있다.


▶ '지니어스' 줄거리


위대한 작품과 작가 뒤에는 그 ‘위대함’을 먼저 알아보는 눈 밝은 편집자가 있다. 역사적 실존 인물들인 작가 토마스 울프와 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관계가 바로 그 예다. 


1929년 뉴욕의 출판사 스크라이브너스를 이끌던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 헤밍웨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런 맥스는 지금 토마스 울프(주드 로)의 원고를 받아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토마스 울프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던 작가였으나 맥스 퍼킨스는 그의 가능성과 재능을 알아본다. 토마스의 작품 <천사여, 고향을 보라>를 출간해 평단의 극찬을 받게 되는 데는 맥스의 공이 상당했다. 


이어 5천 여 쪽에 달하는 토마스의 두 번째 원고를 앞에 두고 토마스와 맥스는 작가 대 편집자로 마주앉아 문학과 도서 출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작가적 열망이 두터운 작가와 그런 작가의 창작열을 냉철히 조율하려는 맥스. 


서로간의 성격, 역할, 생각의 차는 때론 둘 사이의 시너지로 또 때론 결정적 갈등의 순간으로 번져나간다. 


한편 두 사람을 바라보는 토마스의 연인 엘린 번스타인(니콜 키드먼)과 맥스의 아내 루이스 퍼킨스(로라 리니)는 둘 사이의 가깝고도 치열한 정신적 교감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에 이른다.


▶ '지니어스' 감상 포인트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커버넌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저지 보이즈> 등의 각본을 쓴 존 로건이 무려 15년간 준비해 각색한 작품이다. 그는 1980년대 읽은 <맥스 퍼킨스: 천재 편집자>를 읽고 이 시나리오에 매달려왔다. 


<지니어스>는 흔히 ‘천재 작가’라고 평가되는 이들 뒷면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온 편집자, 그간 전면에 드러나는 작가들에 비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온 편집자의 세계에 주목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화려함을 만들어내는 숨은 실력자들의 이야기다. 


콜린 퍼스는 특유의 점잖음과 기품으로 소란 떨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맥스 퍼킨스를 완성해냈다. 실존 인물, 실화에 바탕한 영화인만큼 우리가 익히 들어온 작가들, 헤밍웨이나 피츠 제럴드의 등장과 당시 그들의 처지를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동일한 편집자가 작가 저마다의 기질과 상황을 고려해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취하는 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등 인지도와 연기력에서 자기만의 입지를 다져온 이들이 안정적인 하모니를 이룬다.


▶ '지니어스' 감독 마이클 그랜디지


<지니어스>는 영국 출신의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의 첫 번째 개봉 영화다. 그는 오랫동안 영국 연극계에서 연출자로 일해 왔고 2010년 연극 <레드>로 토니상 연극 부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TV 영화 <오델로>에서 이안 맥켈런과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이 영국의 고전적인 신사로 손꼽히는 콜린 퍼스와 영국의 대표 매혹적인 남성배우로 꼽혔던 주드 로를 캐스팅해 1920년대 말과 1930년대 미국의 문학계를 조명했다는 점이 흥미롭다.